뇌는 어떻게 정보를 처리할까?(정리하는뇌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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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정리하는 뇌를 처음 봤을 때 무슨 자기계발서가 이렇게 두껍나 했는데 뇌과학책에 가깝다. 교양책인 것이다. 왠지 '정리하는뇌' 이러면 내 뇌를 어떻게 정리하면 되는지 방법을 알려줄것만 같다. 부제도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이렇게 되어있으니 당연히 자기계발서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뇌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뇌의 특성을 기반으로 일상에서 이렇게 하라는 방향은 알려준다. 예시도 많고 책이나 어떤 사람의 인용을 많이 가져오지만 왠지 모르게 뇌의 특성만 기억하기도 벅차다는 느낌이 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각잡고 보면 아주 괜찮은 책이다.

     

    정리하는 뇌 / 대니얼 J. 레비틴 - 교보문고

     

    정리하는 뇌 | 대니얼 J. 레비틴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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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지식습득책

    주로 뇌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 뇌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다. 뇌의 전체 구조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용어를 이해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책을 다 봤는데도 기억에 남아있는 용어는 사실 없는거와 다름 없지만 뇌의 흐름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내가 모르는 뇌의 프로세스를 많이 알았다. '생각에 관한 생각' 책을 통해서도 뇌가 참 바보구나라는 걸 느꼈는데 이번에도 여지 없다. 그래도 다행인건 반전보다는 책제목대로 정리하는 뇌에 대한 초점을 맞춰서 '뇌는 이러니 이런 방법을 쓰며 사는게 어떨까?'라고 넌지시 질문을 던져준다.

    과연 굳이 이렇게까지 설명해야 했을까?

    책을 읽다보면 가끔 왜 이렇게까지 설명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책을 따라가다보면 내가 어디에 와있는지 순간적으로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왜 이걸 알려줄까? 이런 의문이 들때가 있다. 장황하다보니 소단원을 더 세세하게 나눠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문단이라는 장치 하나로 내용이 확 바뀔때도 있다.

    그래서 좀 지치는 경우도 있는데 실천을 할라치면 왜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했는지 이해가 확 된다. '이래서 부제를 자기계발서처럼 지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책에서 제시한 예시는 나와 딱 맞는 상황은 아니라서 사실 바로 써먹기가 힘들다. 예시는 내 상황에서 나에 맞게 방법을 만드는 길잡이가 될뿐이다. 그럼 내 삶에 적용하려면 응용을 해야하는데 뇌의 특성을 알지못하면 어느 방향으로 이걸 바꿔야하는지 감이 안온다. 하지만, 뇌의 특성을 생각하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감이 온다. 여타 책과 다른 건데 뇌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법이다보니 버벅대다가 어느순간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 아직도 몇가지는 실천중이다.

     

    책을 읽는 방법 제안

    막 읽어내려가야 하는 책이 아니라는 걸 몇 페이지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두꺼워서 다시 안 읽을것같으니 뭐라도 얻어야했다. 뇌에 대한 지식을 어려운말로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노력이다.
    먼저, 노트에 뇌에 관한 지식을 내 말로 다시 옮겨적었다. 저자도 대중들에게 알려주려는 뉘앙스가 종종 담겨있어서 그런지 어려운 용어때문에 이글을 못 읽을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거기에 더해 노트에 어려운 건 다 빼고 알짜배기만 적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사람은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건 놓치게 된다' 에 갖가지 부연설명이 있지만 나는 저거만 적었다. 어짜피 다 이해못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바로 실천하려고 했다. 설명이 많아서 그렇지 중간중간 일상에 써먹을만한 기술적인 얘기들이 나오긴 한다. 집 물건 정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To do list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일을 할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게 도움이 되는지, 창의력, 신뢰성 있는 사이트, 글,영상 판단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데 어떻게 하면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고 결론이 나면 바로 실천에 옮겼다.
    이 두가지만 신경쓰면서 책을 읽었다. 평일 30분~1시간씩 거의 한달을 읽었다. 한달이나 한책에 몰두하기도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뇌의 특성에 기반된 행동이어서 그런걸까? 처음엔 어색했는데 생각보다 실천이 잘 되었다. 실천을 하면서 뇌에 대한 설명이 꼭 필요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적용을 하려고 보니 지식이 정말 많이 도움이 된다. 응용력이 마구 상승하는 느낌을 받아서 '이걸 계속 유지해야해!' 보다는 '재밌는데 이렇게도 해볼까?' 라는 태도가 된다.

     

    실천한 것

    이 책을 보면서 몇가지 실천을 했는데 아직도 지속중이다. 

    뇌의 특성

    책에서 얘기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려면 뇌의 특성을 대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의 배경과 그에 맞는 뇌의 경향성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도 방향은 잡히는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방향은 현대사회에 들어서서 정보의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는데 예전처럼 뇌에 집어넣기만 하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체계적 정리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는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사람이 일잘하는 사람처럼 비춰지고 실제로 그런 능력이 필요하기도 한데 이는 뇌 경향의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이라서 더더욱 체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책에서 말한 뇌의 특성 몇가지만 얘기하면,

    1. 뇌는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분류하고 묶는 습관이 있다.(범주화) -> 나이들면 편견 생기는게 이런건가?
    2. 뇌는 하나에만 집중하게 되어있다. 멀티태스킹 기능자체가 없다. 그냥 전환을 빠르게 하는것뿐이다.
    3. 변화를 싫어한다. 어려운일이라 생각하면 미루기 바쁘다.
    4. 자신한테 중요하지 않는 정보도 무시하지 못한다.
    5. 수면중에 대부분의 정보처리가 일어난다. 즉, 적게 자면 정보처리가 다 안되어 있다는 뜻이다.

    나는 막 살진 않았던 것 같다. 나도 일상의 효율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는 뿌듯함도 있었는데 책에서 이미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얘기할 때 특히 그랬다.

    택배가 오면 거실이든 내방이든 뜯어야 하고 뜯으려면 가위나 칼이 필요하다. 근데 내방에서 뜯으려 하면 가위는 거실에 있고 거실에서 뜯으려 하면 가위는 내 방에 있다. 왔다갔다하는 움직임을 없애기 위해 모든 방에 연필꽂이와 칼과 가위가 있다.

    나는 내 집에 있는걸 또 사는게 너무 싫다. 어떻게든 다 써버리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물건을 어떻게 하면 잘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해결책이 서랍장마다 컨셉을 잡아놓는 방법이다. 그래서 빨간서랍장은 공구만 하얀서랍장은 컴퓨터관련부품 등 위치나 색깔에 의미를 부여해서 가져간다. 동선도 생각한다. 콘센트를 어디다 놓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동선이 될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물건을 놓는다. 예쁨은 그다음이다. 통일성을 색깔로 많이 했다. 같은 색깔 서랍에는 어느방이든 비슷한 것이 있다.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 이런 과정을 책에서는 범주화라고 얘기한다. 뇌에 세세한 걸 기억하게 하면 과부하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비슷한 것들끼리 하나씩 묶어서 기억하기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가위, 칼, 포스트잇, 연필, 지우개 등은 학용품으로 인식한다. 그럼 이 인식을 이용해 같은 곳에 두면 그 서랍은 이제부터 학용품 서랍이 되는 것이다. 그럼 칼이 어디있는지 생각하기 전에 학용품 서랍을 뒤져보기 시작하는 것이 된다. 이게 뇌가 에너지를 덜 쓰는 방법이라고 한다.

     

    범주화 실천

    범주화를 실천하기 위해 모든 서랍을 싹 정리했다. 색깔만 하는게 아니라 위치도 생각하면서 각 서랍마다 비슷한것끼리 모아놨다. 각 서랍은 동선상 이상하지 않은 것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부엌 밑 서랍에는 싱크대 청소용품과 기름,양념이 있어야 하는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청소용품과 기름은 느낌이 달라서 서랍을 분리했다. 청소용품 서랍, 기름,양념 서랍이 다르다. 넓은 서랍은 컴퓨터용품과 잘 안 쓰는 전자기기를 같이 놨다. 이름하여 전자서랍이다. 서로 연상이 될만한 것을 엮어서 넣으니깐 훨씬 찾기 쉬웠다.

    가장 신기한 건 정리했더니 서랍의 공간이 남는다. 물건하나 버린게 없는데 공간이 남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정리하는 뇌 / 대니얼 J. 레비틴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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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만 집중하는 바보같은 뇌

    현대 시대는 멀티테스킹을 원한다. 그걸 잘하는 사람일수록 일을 잘한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뇌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되고 효율도 떨어진다고 한다. 왜냐하면 전혀 다른일을 할때마다(멀티테스킹을 할때마다) 코스트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정신없는 하루일수록 피곤함이 엄청나게 밀려드는 걸 생각하면 맞는 얘기인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뇌는 동시에 일을 하는게 아니라 작업 스위칭을 하는것이다. 작업을 전환해서 하는거다. 이게 컴퓨터랑 뇌가 다른점인데 뇌는 절대로 동시에 일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뇌는 관성을 갖고 있다.(내 말이다 책에는 이런 말 없다)
    처음엔 하기 싫다가 한번 작업이 시작되면 계속 그 작업을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더 잘되기 위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일로 바꿔버리면 뇌 입장에서는 하던 일을 멈추려고 해야한다.(코스트 소비) 그런데 뇌는 관성이 있어서 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일로 이미 바꿨다. 사실상 뇌없이 일을 하고 있는것이다. 다른 일의 효율은 극도로 낮아질수밖에 없다.

     

     

    하루동안 얼마나 다른 일을 할까?
    당연히 겁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코스트 소비와 저효율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선 더더욱 그렇다.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비슷한일을 같이 하라는 것이다. 이것 또한 범주화와 비슷한데 한데 묶어놓으면 비슷한 일을 하기 때문에 코스트 소비도 적다. 뇌에서 약간의 변화로 인지하는 것 같다. 같은일을 반복하면 코스트 소비가 거의 없고 효율도 올라간다. 대신 뇌에 자극이 없어서 늘 자극을 원하는 뇌는 지루함을 느낀다. 재밌는데 같은일이어야 하는게 주요 쟁점이지만 하루종일 한개만 하는것도 아니니 지루함은 그리 걱정할 문제는 아닌것같다.

    덕분에 루틴을 바꿨다. 나는 약간 틀었는데 비슷한 일을 한곳에 모아뒀고 브라우저 용도를 정했다. 장소를 옮기면 분위기에 따라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게 되는데 그런 부분을 이용해봤다. 이제부터 크롬은 구글, 웨일은 네이버다. 구글과 네이버는 결이 다른 검색엔진이다. 거기에 맞춰서 내 일도 크롬과 웨일로 나눴다. 이것저것 엮지 않고 해당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한두가지만 하게끔 변화를 줬다. 매일 하다보면 습관이 되고 지금은 무의식적으로 하고 앉아있다. 영화에서 보면 인공지능이 해당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회로가 연결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가 그러고 있는것 같다. 크롬을 켜면 갑자기 뉴런이 활성화되는 느낌이다. 기존에 했던것들이 생각나고 뭘 봐야하는지 포커싱이 된다.

    지금도 정리중이지만 노트앱도 용도별로 구분하고 있다. 한곳에 다 있으니 화면을 켜면 순간 엇.. 한다. 정리가 하나도 안되어 있는 느낌이 들고 막상 하려는 건 안하고 다른 글을 쓰고 있다. 각 노트앱의 특징을 살려서 해볼려고 하고 있다. 원노트는 빠르니깐 아이디어나 일지를 쓰고 노션은 무겁지만 스크랩이 용이하니깐 각 프로젝트를 정의하고 필요한 지식들만 모아놓는 등 여러가지 안을 생각하고 정리하는 중이다.

    적어도 세팅을 하니 내가 노트앱을 켤때 뭘할려고 들어가는지 스스로 아는 느낌이 들었다. 이래서 습관이 무섭나보다.

     

    습관만들기

    실천하는게 더 있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너무 길어진다. 책 하나로 이렇게 글 쓰기도 오랜만이다. 급 결론으로 ㅎㅎ

    삶을 때론 단조롭게 때론 자극을 주도록 만드는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뇌에게 좋은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뇌는 정리할 거리가 필요하다. 즉, 자극이 필요하다. 경험이든 지식이든 뭐든간에 뭔가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변화를 싫어하니깐 뭘 안하려고 한다. 그냥 편해지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에만 머무는 것이 어쩌면 정리를 포기한 걸수도 있다. 익숙해질수록 뇌는 멈춰있는것이다.(이게 노화인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좋은 자극을 주려고 하고 그걸 지속해야하는 반복이 나를 더 나아지게 하도록 해야하는 것 같다. 뇌에게도 그게 좋다고 하니깐 종종 내 삶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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